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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리뷰 아니고 패션리뷰ㅋ] 색,계 (스압)

hannahpruna 2011. 4. 29. 13:49

 

 

 

안녕하세요.

 

영화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색,계는 이미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은 리뷰와 캡쳐가 올라온 영화라 테마를 바꿔봤어요.. ㅎㅎ

사실 영화 자체도 좋았지만 저를 비롯한 수많은 탕덕후를 양산한 작품인만큼 각종 디테일이 인상적이었거든요.

혼돈속에 뒤섞인 동서양과 시대 특유의 클래식함이 배경과 패션, 메이크업등 모든 비주얼에 잘 녹아들어가 있는 이 작품은,

이안 감독의 미적감각과 세심한 감수성으로 인해 그 스토리가 더 극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색,계의 주인공은 왕치아즈라는 평범한 대학생이에요.

아버지는 남동생만 데리고 영국으로 가버렸기에 그는 전쟁과 식민지의 땅에서 혼자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왕치아즈(탕웨이)의 고난은 홀로 떨어진 새끼같은 불안하고 미숙한 영혼에 농염한 관능의 절정을 담아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제각기 목숨줄 움켜쥔 채 버텨나가기도 힘든 살얼음판 속에서 잔혹한 게임 한 가운데 던져진 왕치아즈는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산화합니다. 치욕으로 피운 꽃을 깔끔하게 흐트러뜨리며 마무리하는 게임의 과정은, 왕치아즈 스스로 객체에서 주체가 되어 비극적 승리를 거머쥐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줍니다.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이기도 하지만 그 진행과정의 치밀한 묘사는 색,계만이 가진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영화리뷰가 아닌 패션리뷰니까 이제 패션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인들이 모여 마작하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누구 손인지 모르겠는데 반지랑 매니큐어가 예뻐서 올려보아요.

 

 

 

 

 

왕치아즈 등장.

 

앞으로 계속 이와 비슷한 모습으로 나오는데 제가 내추럴한 화장을 안좋아해서 이런 식의 고전적이면서 극도로 여성스러운 화장법이 많이 등장하는게 좋았어요.

 

 

 

웃으면 귀여움 ㅋ 

 

 

 

 

눈썹과 귀걸이도 예뻐요~  악세사리가 많이 등장하는데 눈길을 끕니다.

이선생(양조위) 집에서 고관대작 부인들과 어울려지내는 막부인의 모습인데 시작 장면이라 정체가 뭔지 알기 어려워요.

 

 

 

마작도중 들어온 이선생과 묘한 눈빛을 주고받은 후 방으로 급히 올라온 막부인은 다급하게 짐을 챙겨 어딘가로 나갑니다.

 

꽇병이 예뻐서 캡쳐

 

 

 

바바리와 옆으로 드는 백(?)이 여성스러워요. 치파오와 바바리의 조합도 아름답고요.

 

 

풀샷

 

 

 

 

반지, 시계..

 

이안감독은 컵의 루즈자국같은 디테일을 좋아하는거 같더군요. 뭐야 이상해..싶었는데 가만 보니 저도 좋더라고요.....ㅎ

묘하게 성적 어필이 되는 느낌... 기분탓이겠죠......

 

 

 

 

 

향수 바르는 왕치아즈.. 너무 이렇게 캡쳐해서 리뷰하니까 좀 변태같네요.......... 뭐.... 세크리터리 리뷰도 했는걸요........

 

사실 가방속 뒤져서 향수 꺼내는 장면을 급히 캡쳐한건데 이렇게 밖에 안됐어요. 제가 가방속 게시물을 좀 좋아해서 ㅋㅋ

 

 

 

 

카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왕치아즈는 옛날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학생 왕치아즈.. 화장을 안한 모습은 정말 말갛고 청순해요.

 

 

 

대학에서 엉겁결에 연극부에 들어간 왕치아즈는 연극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한 연극부 친구들이 방학을 맞이하여 즉흥적으로 도모하던 거사에 합류하게 되는데,

악질적인 친일파인 이(李)를 암살하기 위해 그를 유혹해내는 역할을 맡습니다.

 

사실 이 계획은 그저 젊은 치기와 분노였을 뿐 아무 능력도 없고 책임도 지지 못하는 어린 청년들의 무모함이었습니다.

거대한 제국주의의 냉혹함에 대항할만한 조직도 계획도 버팀목도 없이 왕치아즈는 혼자 몸으로 목숨을 건 베팅에 던져집니다. 

 

 

그렇게 접근한 첫날...

 

 

 

화장은 다 했는데 어딘가 앳된 티가 납니다. 다들 얼어있는데 왕치아즈는 능숙하게 이선생 부인과 안면을 트죠.

 

연기에 재능이 있어요.

 

 

 

치파오 입은 풀샷.. 치파오의 레전드는 장만옥이긴 하지만 탕웨이는 탕웨이 스타일로 치파오를 아름답게 소화합니다.

화양연화의 장만옥은 거의 비현실적인 관능이었죠. 홍콩 여배우들이 갖는 특유의 여성성과 섹시함이 잘 드러나는거 같습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들어온 왕치아즈는 녹초가 되어 있습니다.

스타킹 벗고 담배 피우는거 너무 섹시해서 캡쳐...ㅡ.ㅡ

 

 

 

 

 

어울려 마작을 하며 이선생 부인이나 주변 부인들과 어느 정도 친해진 막부인은 이선생 후리기;;에 들어갑니다.

선수 중의 선수, 그냥 연애의 선수 차원이 아니라 거의 인간사냥개에 가까운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작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완전히 유혹하되 수행자에 가깝도록 자기 절제를 해내지 못하면 목숨이 날아가는 처절한 마작판입니다.

 

 

비오는 날 우산 날아간 막부인; 치파오 뒷태가 아름다워요.

 

 

우산씌워주고 손수건 건내주는 이선생.

 

 

찻잔이 예뻐서 캡쳐

 

 

 

 

 

슬쩍 기회타서 이선생에게 전번 알려주는 센스.. ㅎㅎ

 

 

 

알려주자마자 전화함.. ㅎㅎ 집에 있을 때는 화장을 옅게 하고 있는데 이것도 예뻐요.

 

 

 

 

미리 약속한대로 옷을 맞추러 함께 갑니다. 이 장면 전반을 보면 이선생이 얼마나 초고수인지 알 수 있어요.

이런 게임판은 사실 버텨내는 것만도 용한거 같습니다. 두뇌싸움은 둘째치고 기가 너무 빨려 들어가는 짓이에요.

 

그 와중에 갈아입지말고 그냥 입고 있으라며 슬쩍 선수멘트 날리는 이선생..

 

 

만만치 않은 왕치아즈.. 

 

 

 

저녁식사를 합니다. 본격적인 탐색전이자 초반 배틀 시작입니다.

 

 

ㅋㅋㅋ

이런건 저와 이안감독만 좋아하는 걸까요, 알고보면 다 좋아하는 걸까요.

 

 

 

 

이렇게 가벼운 탐색전 후에 이선생의 철저한 경계와 약간의 관심을 확인한 왕치아즈에게 치졸하면서도 잔인한 일이 벌어집니다.

관계가 진전되면 이선생하고 자야하는 것이기에 이를 위해 왕치아즈는 매우 불쾌한 방식의 경험을 받아들이게 되죠.

동료들은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조리 희생하는 왕치아즈에게 분노를 의존시키고만 있을 뿐입니다.

 

 

 

 

 

비참한 마음을 추스리고 메이크업하는 왕치아즈

 

 

 

더 절망스럽게도 왕치아즈는 이선생이 상해로 떠난다는 전화를 받게 됩니다.

 

어이없이 끝나버린 일에 망연자실한 왕치아즈.

 

 

 

 

 

 

 

 

별 수 없이 집도 정리하고 일을 포기하려는 참에 이들의 계획을 눈치 챈 선배가 찾아와 협박을 하고

동료들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됩니다.

 

살인을 목격한 왕치아즈나 어쩔 수 없이 덤벼들어 사람을 죽이게 된 친구들은 모두 다 크게 충격을 받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반복되면 무뎌질 일이지만 잊거나 무뎌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상대는 이 잊혀짐과 무뎌짐을 넘어, 체득시킨채 조직과 생명의 극전선에서 짐승처럼 살아남아 있는 자들입니다.

 

이 잔인하고 야비한 시스템은 비슷한 강도가 아니고서는 대항해낼 수 없는 벽에 가깝죠.

 

 

 

 

 

그렇게 힘겨운 경험을 한 왕치아즈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살아갑니다.

 

 

 

 

 

 

 

친척집에 얹혀 눈치를 받으며 지내던 어느 날 동료인 광위민이 찾아와, 조직의 지원을 받아 지난 번 계획을 계속 진행시킬 수 있게 되었음을 알려줍니다.

가족으로부터도 버림받고 다른 삶의 길이 없는 왕치아즈는 제안을 수락하고 다시 이선생에게 다가가기로 합니다.

 

 

 

 

 

이번엔 치기어린 대학생들의 어설픈 계획이 아니라 좀더 체계적으로 구성된 단체와 함께 합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왕치아즈의 삶에 관심을 주는 것은 아니죠. 왕치아즈는 좀더 체계적인 도구로써 이용되고 결국 그 마무리는 죽음일 수 밖에 없는 극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전선이 형성되면 어느 쪽이든 개인은 이렇게 희생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비극이지요.  

 

 

 

다시 막부인으로 이선생의 집에 들어간 왕치아즈.

 

 

화장이나 자태가 훨씬 어른스러워지고 진해졌습니다. 멋모르던 워밍업 단계와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죠. 이미 옷깃에는 여차하는 순간에 삼키고 죽어야 할 약도 꿰매어져 있습니다.

성공하고 죽느냐, 실패하고 죽느냐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왕치아즈의 처연한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방 속 게시물....   치파오의 자태도 훨씬 여성스럽고 요염해졌어요.

 

 

화장도 아주 섹시함..

 

 

극중에서 보따리 장수 컨셉이라 가방 속은 다단계돋네요..

 

이선생과의 재회장면이기도 합니다.

 

 

 

코트랑 스타킹이 예뻐서 캡쳐.. 패션리뷰니까요..

 

 

 

이선생의 싸인을 받고 어디론가 갑니다. 바바리랑 구두가 예뻐요. 어른의 구두네요...

 

 

 

 

알 수 없는 방으로 안내되어 왔더니 사람 깜놀라게 떡하니 앉아있는 이선생.

 

나름 유혹하기 시작함...

 

유명한 장면이기도 하죠.

 

 

 

 

막부인의 색(lust)에 대항해 이선생은 계(caution)의 절정을 보이는 씬입니다.

 

양조위는 참..............................

 

 

기회를 잡았다 싶은 막부인은 나름 애를 쓰는데 노련한 이선생에게 당해내지 못합니다.

물리적으로야 당연히 대항할 수 없지만 감정적으로도 완전히 궁지에 몰리게 되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종의 심리적인 테스트였고, 짐승에 가까운 본능적 경계심으로 살아가는 이선생과

오로지 성적인 페로몬으로 운을 걸어야 하는 막부인으로서는 거칠 수 밖에 없는 탐색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 패션리뷰라 이런 장면도 캡쳐했는데 괜히 스압만 늘어가네요.. 포커스는 잘 안맞았지만 옆부인의 화장도 예뻐요.

 

 

 

 

 

극도의 경계로 인한 사디즘적인 폭력과 상처를 겪은 후

 

사랑과 증오, 경멸과 연민이 뒤섞이는 카오스로 들어가는 두 사람...

 

진정한 색,계가 펼쳐집니다.

 

 

 

 

 

 

 

 

 

 

 

지령을 받기 위해 광위민을 만나러 나온 왕치아즈.

쇄골이 인상적이라 캡쳐.

 

 

 

 

이때는 조금 밝고 옅은 화장을 했는데 달덩이 같으면서 아름다워요.

 

수뇌부를 만난 왕치아즈는 어느 정도 경계심을 풀어냈으니 얼른 일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더 큰 기회가 있으니 그때까지 더 참고 유혹해내라고 명령합니다.

왕치아즈는 자신이 직면한 역설의 진실을 말하며 그들에게 경고하지만 알아듣지 못합니다.

 

 

 

 

 

몸으로 풀어낸 경계는 영혼의 소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왕치아즈의 말대로 그의 경계를 푸는 방법은 나의 마음을 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색,계에서의 색은 말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그 과정을 몸으로 풀어내는 것이며, 거기에는 입은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몸은 그럴 수 없다는 비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오로지 두 육체만이 알게되는 진실, 나의 경계를 풀고 나의 진심을 쏟아 넣어야만 딱 그만큼의 그의 경계가 풀리고 그의 진심이 채워지는 그 순환으로 인해 왕치아즈와 이선생은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끌려들어 갑니다. 죽어 마땅한 놈을 두고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입니다. 그 진실앞에 놓여진 왕차아즈는 주체할 수 없는 혼란에 시달리며 어떻게든 버티고자 합니다.  

 

 

 

그렇게 한단계씩 진심과 경계를 교환하던 어느 날 이선생은 막부인에게 자신의 명함을 가지고 어느 상점을 찾아가도록 시키고,

혹시 눈치챈 것이 아닐까 싶어 잔뜩 긴장한 채 찾아간 그 곳에선 뜻밖에도 이선생이 미리 부탁한 보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직에선 이를 기회로 반지 찾는 날을 거사일로 잡고 저격수들을 배치합니다.  

 

 

 

처음 왕치아즈가 예전 일을 회상하며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날이었어요.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는 이선생이 완전히 경계를 거두었다는 증명이었고, 그건 곧 왕치아즈의 마음이 완전히 진심으로 차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반지가 아닌 그것을 낀 당신 손이 보고 싶었다는 이선생,

 

이 귀한 것을 끼고 바깥에 나가기 두렵다는 말에 내가 곁에 있어 주겠다고 대답하는 이선생의 다정함은   

 

진심으로 가득 차 터져 나갈 것 같은 왕치아즈의 마지막 숨결을 건드려 그 둑을 터뜨리고 맙니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 무너질때까지 그를 원하며 그에게 내가 진짜임을 알려야 했던 왕차아즈는 그의 피가 내 몸에 뿌려지는 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인지 갈등하게 된다고 말했었습니다. 비참한 조국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명목의 도구로써 존재하던 왕치아즈에게 이선생은 그 고백처럼 유일하게 몸과 영혼을 꿰뚫어 의지할 수 있었던, 그리고 나에게 똑같이 의지하고 있는 단 한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왕치아즈는 그에게 도망가라고 말해줍니다.

 

 

 

 

 

다 끝나버리고 홀로 길거리로 나온 왕치아즈는 옷깃에 매달린 독약을 만지작거리지만 먹지 않습니다.

 

 

 

 

 

죽음도 그 이상의 무엇도, 감정적 격동의 모든 것을 겪어낸 왕치아즈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왕치아즈를 죽음의 한복판으로 밀어넣고 혼자서 몸과 마음을 부수어내도록 방관하던 동료들도 다 체포되어 바로 처형당하게 됩니다.

두려움에 가득 찬 그들에 비해 왕치아즈의 마지막 눈빛은 그저 초탈해 있습니다.

 

 

 

 

 

 

 

 

 

 

패션리뷰인데 다 쓰고보니 뭔가 정체성을 잃은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앞에서 말했듯이 첩보스토리의 비극으로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입니다. 그러나 이야기 구조와 달리 이야기의 초점은 아주 내밀한 감정의 깊이를 파고들어가며 에로스의 철학으로 그 전개를 엮어가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이 방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독의 세심함 못지않게 배우의 연기가 필수적인데, 양조위와 탕웨이가 아주 훌륭하게 해낸 덕에 영화는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특히 양조위는 나쁜놈이라는 설정의 본분을 잊지 않은 채 왕치아즈의 감정선을 충실하게 리드하는 초능력을 보여주죠.

 

사실 이야기로는 덧붙일 감상이 별로 없다 생각하여 패션리뷰;를 시작한 것인데 말이 너무 많아진거 같아 민망하네요.

 

 

패션도 아주 좋아요.... 40년대 클래식.... ㅡ.ㅡ

 

 

이상으로 색,계 리뷰를 마칩니다.

 

 

 

 

 

 

출처 : 소울드레서 (SoulDresser)
글쓴이 : ⓧ탱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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